[2018 KU 글로벌 탐사연구] Silicon Valley 프로그램 <조별 포트폴리오>

이름만 듣던 그 Broadcom

어릴 적 쓰던 노트북은 Wi-Fi를 잡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Windows XP의 불편한 UI와 더불어 칩셋 전용 드라이버를 깔고 전용 소프트웨어를 깔고 등등을 해야 했으니 말이다. 그때 보았던 무선 LAN 칩셋 제조사의 이름이 Broadcom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조원의 인맥을 활용해 방문해볼 수 있게 된 회사도 Broadcom이었다.

내 노트북에 들어가는 칩셋을 만든 회사를 방문한다는 것이 정말 꿈만 같았다. 마치 아는 주변인이 TV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처럼 신기했다. 한편 이름은 같았지만 내가 알던 그 브로드컴과는 약간 달랐다. 굉장히 공격적으로 M&A를 해 왔으며, 마지막에는 Avago라는 회사에 역합병을 당하는 식으로 변경되어 왔다. 그 과정에서 사람도, 문화도 많이 바뀌었을 테다.

이쯤에서 회사 역사 등에 대한 이야기는 끝내도록 하자. 오전 11시쯤 박경철 박사님을 만나 회사에 들어가면서부터 점심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양한 메뉴와 더불어 실외에서는 바로 바비큐를 굽고 있는 모습, 정말 여유로워 보였다. 타이밍이 잘 안 맞아서 나만 따로 직접 내 메뉴를 결제하고, 간단히 식사하고 박사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얻었다.

박사님께서는 바이오 관련 분야의 박사를 하셨다고 한다. 즉 현재 하는 반도체와는 조금 다른 분야이다. 하지만 이를 포기할 만큼 근무 환경도 좋고 살기에도 좋다고 하신다. 날씨도 좋고 상하질서도 철저하지 않고, 무엇보다 여유로우니. 물론 나중에 퇴직하면 다시 한국으로 들어갈 생각이 있다고는 하셨다.

한국 사람들이 대부분 성실해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며, 외국에 대해 정보가 없어서 잘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하셨다. 국내에서 삼성전자 DS부문 등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석/박사 후 해외를 바라보면 더 많은 기회가 있다는 말씀을 해 주셨다. 물론 해외가 마냥 쉬운 삶만은 아니라는 진심 어린 충고도 있었다. 연봉 10만달러(약 1억원)는 거주지나 세금 등을 고려해보면 고소득인 것만은 아니라는 점과 한국에서만 누릴 수 있는 즐거운 문화 또한 사라진다는 점이다. 이런 점들을 잘 고려하여 추후 진로에 대해서 더 생각해 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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